건강

낮은 굽 신발 신으면 발 건강 걱정 끝이라구요? 낮은 굽도 위험해요

수원아지매* 2010. 7. 30. 11:57

낮은 굽 신발 신으면 발 건강 걱정 끝이라구요? 낮은 굽도 위험해요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7.30 10:12 | 수정 2010.07.30 10:14

여름철 시원한 '잇 아이템'
발바닥 근막염증 주범
지면 마찰 충분히 흡수 못해
신고 뛰면 체중 10배 부담


직장인 김모(여ㆍ25) 씨는 여름을 맞아 신발장에서 플립플랍 슈즈를 꺼내들었다. 여자는 너무 커보여도 안되는데다 하이힐은 발 관절 건강에도 안 좋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 하지만 며칠 전부터 발바닥이 욱신거리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점차 발바닥이 끊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발전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전문의로부터 플립플랍 슈즈로 인해 족저근막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높은 굽은 척추에 무리, 낮은 굽 신발은 발바닥에 무리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과 킬힐.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높은 굽의 신발이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낮은 굽의 플랫슈즈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신은 듯 안 신은 듯 편안한 플립플랍 슈즈처럼 굽이 거의 없는 신발이 대세다. 그런데 정말 낮은 굽의 이 신발은 하이힐과 다르게 건강에 좋은 신발일까. 오히려 굽이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함을 가장한 플랫슈즈와 플립플랍 슈즈는 발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쪼리라고 부르는 플립플랍 슈즈는 걸을 때 퍼덕퍼덕 나는 소리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시원하고 편안해 남녀노소 할 것 없는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다. 하지만 편안함이 최대 강점인 플립플랍 슈즈는 의외로 발바닥 근막의 염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관절ㆍ척추 전문 정동병원 통계에 따르면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겨울철에 비해 약 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올해는 지난해보다 일찍 더위가 시작되면서 6월부터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령별ㆍ성별 비율은 남성의 경우 20, 30대에 주로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 잘못된 신발 착용으로 인해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20, 30대 환자의 비율은 남성의 경우 전체 환자의 약 23%, 여성 환자의 경우 전체 환자의 약 20%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여름철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환자가 최신 유행 슈즈를 즐겨 신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여름 중심으로 증가하는 족저근막염 환자가 9~10월에도 꾸준한 이유는 여름부터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뒤늦게야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낮은 굽 신발, 발 관절에 체중의 3배 부담 안겨줘
=쿠션이 거의 없는 플립플랍 슈즈를 신고 걷게 되면 걸을 때 생기는 체중의 압력이 발바닥 전체에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발이 더 쉽게 피로해진다.

김 대표원장에 따르면 "플립플랍 슈즈를 신고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나 되는 부담이 발목과 무릎 관절 등에 전달된다"고 한다. 또한 발뒤꿈치는 하이힐을 신을 때보다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되고, 뒤꿈치를 고정하는 끈이 없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으로 힘이 몰려 과도한 긴장이 척추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 족부의학회 대표 로날드 젠슨 박사 역시 "플립플랍이나 플랫슈즈와 같이 굽이 거의 없는 평평한 신발은 지면과의 마찰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족저근막염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이 발생하면 발뒤꿈치와 발바닥의 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면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과 함께 발바닥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초기에 발견했을 경우 계단에서 앞꿈치만 올려놓고 발목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과 특수 깔창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심해지면 소염주사나 체외충격파기기 시술을 해야 한다. 만약 증상이 더욱 악화되면 족저근막 일부를 절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편해보이는 플랫슈즈·플립플랍 슈즈지만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닥이 고무로 된 것이 좋다고 추천한다.


▶스트립은 넓은 것으로, 바닥은 고무로 된 것을 선택해야 발건강 '안심'


=이왕이면 발바닥 건강을 위해서는 굽이 있는 신발을 사는 게 낫다. 굽이 전혀 없으면 발바닥이 불편해지고 굽이 너무 높으면 척추에 무리가 간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굽높이는 2~4㎝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꼭 플립플랍 슈즈를 신겠다면 구입 전 신발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핀 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몸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끈인 스트립과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고리를 잘 살펴서 선택해야 한다. 스트립의 경우 체중을 싣는 면적이 늘어날 수 있도록 두꺼운 것을 고르는 것이 좋고, 고리 역시 두꺼운 것을 골라야 엄지와 검지의 마찰로 생기는 발가락 사이의 통증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젤리 소재의 고리는 발가락 사이의 쓸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좋다. 뿐만 아니라 바닥 소재는 푹신한 느낌이 있는 것으로 고르고, 스펀지보다는 고무로 되어 있는 것이 접지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미끄럼 방지 기능이 좋다.

하이힐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통굽 하이힐을 신는 것이 발과 척추 건강을 조금이나마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집에 돌아오면 족욕을 통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발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발건강을 위해 좋은 생활습관이다.

소중한 발을 지키기 위해선 신발을 고를 때 유행보다는 발건강을 생각해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선택하고, 발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발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되겠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