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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 男女 179명이 꼽은 '다시 결혼한다면 안 살 것들']

수원아지매* 2011. 3. 2. 12:39

[기혼 男女 179명이 꼽은 '다시 결혼한다면 안 살 것들']
한복이 1위… 금반지·식기세척기 등… "예물 안할래" 女 8%, 男 23% 대조
"사고 싶은 것보다 필요한 것 사야"

결혼해보면 안다. '필요 없는 걸 너무 많이 장만했다'는 것을. 결혼 준비는 집 마련부터 생활용품을 그 안에 채워넣는 일까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해야 하는 과정. 어디까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정답이 없으니 더 고민스럽다. 방향 잃고 이것저것 사다 보면 결국 무용지물만 늘린다.

본지가 결혼 컨설팅업체 '듀오웨드'에 의뢰해 최근 결혼한 20·30대 기혼자를 대상으로 '다시 결혼한다면 마련하지 않을 것 같은 혼수용품'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결혼 성수기인 5월을 앞두고 지금 한창 결혼 준비를 하고 있을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5~28일 동안 이뤄진 설문에는 179명(여 134명·남 45명)이 참여해 경험에 바탕을 둔 실용적인 답변을 내놨다.

큰 카테고리에서 '다시 결혼한다면 안 살 것 같은 혼수용품' 1위에는 한복(47.8%)이 꼽혔다(복수 응답 가능). 다른 품목에 비해 고가(高價)지만 결혼 후에는 거의 안 입어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보인다. 2위는 예복(24.6%). 수트 형태의 신랑 예복은 근무용으로 입을 수 있지만 여성복은 캐주얼한 풍이 오랫동안 강세라 예복은 거의 안 입게 된다. 여성 응답자 중 "예복이 필요 없다"고 답한 비율(28.0%)이 남성 응답자 비율(15.1%)보다 높은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복 뒤로는 예물(11.8%), 화장품 세트(10.3%), 침구 세트(3.0%) 순이었다.

예물은 남녀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 '예물을 안 하겠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는 8.0%에 그친 데 비해 남자는 22.6%였다. 귀금속류에 대한 남녀 간 선호도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예물 중 다시 안 살 것 같은 품목'엔 금가락지(28.7%)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시계(23.8%), 다이아몬드 세트(18.3%), 진주 세트(14.1%) 순이었다. 커플링이 7.4%에 그친 게 눈에 띈다. 한 설문 참여자는 "세트로 보석을 구입하니 돈은 많이 드는데 막상 끼지는 않는다"며 "다시 혼수를 장만한다면 그 돈으로 차라리 명품 브랜드의 심플한 커플링을 하겠다"고 했다.

'다시 사지 않을 것 같은 혼수 가전'에는 식기세척기와 커피메이커(에스프레소 머신)가 각각 20.3%로 가장 많이 나왔다. 공기청정기(14.4%) DVD 플레이어(12.6%) 오븐(11.7%) 오디오(10.4%) 김치냉장고(3.6%) 등이 뒤를 이었다. '다시 안 할 것 같은 결혼 준비 과정'으로는 52.7%가 약혼식을 꼽았다. 스튜디오 웨딩사진 촬영도 13.8%가 필요 없었다고 했다. 결혼식 동영상 촬영(12.8%), 피부 관리(12.8%)라는 답도 있었다.

'다시 결혼한다면 더 투자하고 싶은 혼수 품목'으로 여자 응답자는 예물(32.6%) 주방용품(29.2%) 건강검진(21.5%) 등의 순으로 답했다. 반면 남자 응답자의 답은 건강검진(41.2%) 예물(29.4%) 주방용품(23.5%) 등의 순이었다. 건강검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태를 읽을 수 있다. 듀오 웨드 고미란 실장은 "혼수는 가지고 싶은 걸 사는 게 아니라 필요한 걸 사는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해야 후회를 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