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8mm 로 돌아본 광교산 6시간 산행..

수원아지매* 2010. 5. 21. 10:49

28mm 로 돌아본 광교산 6시간 산행..
  닉네임 THOMAS™  등록날짜 2007-06-14 23:23:51 조회수 1,323 추천 6

 
학교가 오늘부로 학기말 시험기간이 종료되어 약2달반의 여름방학으로 진입을 합니다.
6월 6일날 도봉산 나들이가 너무 빨리 끝나 아쉬운 마음에 화요일날 시험없는날을 이용하여 광교산을 한바퀴 제대로 도는 6시간짜리 산행을 시도 했습니다..

항상 산에 갈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카메라가 무겁게 느껴져 이번에는 세로그립도 빼고 렌즈도 28mm F2.8 짜리 한개만 장착하고 식량도 행동식(파워젤, 파워바, 검은콩두유, 방울토마토, 미니쵸코바)과 물 1리터만으로 챙기고 고어텍스도 얇은걸로 준비 했습니다..

광교산은 대부분 산행하시는분들이 반딧불이화장실(경기대입구)에서 형제봉과 시루봉을 거쳐 억새밭에서 절터로해서 상광교 버스종점으로 많이들 내려가십니다.
빨리 산행하시는분은 3시간 이내로 산행을 마치시는데 조금 아쉬워서 최대한 긴코스로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4월에 선배님 두분과 반대편 코스로 돌았는데 6시간 20분 걸렸습니다만 이쪽 코스로는 정확히 6시간 걸리더군요(쉬는 시간, 사진 찍는 시간 포함).


▲노란색 점선으로 표시된게 산행루트입니다.

반딧불이 화장실을 출발해서 형제봉~양지재~비로봉(종루봉)~토끼재~시루봉(광교산 정상)~노루목~억새밭~백운산 삼거리 미군통신대~통신대헬기장~광교헬기장~약수암정상~금암약수~영동고속도로 굴다리~한마음광장~광교저수지~반딧불이화장실로 원점회귀 했습니다.


▲형제봉에서 바라본 수원시내

반딧불이 화장실 옆의 계단을 올라 출발해서 55분 걸려 형제봉에 도착 했습니다.
시야가 영 거시기 합니다..
뿌연게 완전 별론데요..^^*
날씨는 화창한데 역시 산위라서 그런지 아주 덥지는 않습니다.
산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고요..


▲형제봉에서 양지재로 내려서는 나무계단

이 계단은 아주 양호한 상태이고 적당한 위치에 잘 놓여져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지난번에 마이산에서 보았듯 계단은 최대한으로 자제해서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광교에서 토끼재테크로 올라오는 계단은 정말이지 끔찍합니다..
무릅팍 작살내는 지름길이죠..
그래서도 지리산을 가도 중산리로는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면 안간다는...


▲양지재 무덤에서 바라본 형제봉

봄가을에 산행하다보면 형제봉을 힘들게 넘고나서 계단을 내려오면 분위기 좋은 무덤 2개가 양지바른 안부에 넉넉한 면적으로 잔디밭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산행객들의 점심식사와 간식타임을 가지는 최적의 장소로 이용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간이 화장실까지 있으니 아주 금상첨화인가 봅니다.
그런데 가끔 여성분들이 산에 까지 오셔서 땀나서 약간은 망가진 얼굴을 보수 공사 하시는 광경을 보여 주시더군요..ㅎㅎ
웬만하면 산행하실때는 그냥 맨얼굴을 자연과 함께 하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산행하면서 향수냄새가 후각신경을 자극하면 다시 속가의 세상의 연장인듯하여 기분이 묘해지거든요..^^*



▲김준용장군 전적비

광교산을 수십번도 더 다니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지나쳤던 병자호란때 청나라 태종의 사위인 양고리(楊高利)의 목을 벤 장수이면서 영의정까지 지냈다고 합니다.
현재의 우리가 있기 까지는 역사속의 훌륭하신 조상님들이 계셨기에 이나마 편안함을 영위할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잠시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감사했습니다...


▲비로봉 정상의 정자에서..

좋은 글귀군요..^^*
바람도 시원하게 땀을 식혀 줍니다..


▲비로봉에서 바라본 시루봉(광교산 정상)


▲광교산 정상인 시루봉


▲시루봉에서 바라본 청계산 방향

날씨가 영 꿀꿀합니다..
허기야 날씨라는게 나 좋으라고 맨날 비유 맞춰서 좋았다 나빴다 하는게 아닌데 제가 괜한 심술을 부리나 봅니다..
우주라는 공간에서 인간은 먼지 만도 못 한 존재일진데..
가끔 내자신을 망각하는게 참 어리석습니다..


▲새로만든 방송국 중계탑

이런거 볼때마다 짜증이 팍팍 밀려 듭니다.
인간들이 즈그덜 편할라고 소중한 자연에다가 인공 시설물을 맘대로 세우고 있으니 파괴는 금방이지만 복구는 열배이상 힘들다는걸 알면서 그러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산위에 있는 흉물입니다...쩝..


▲억새밭 갈림길

가을에 억새는 이정표에서 조금 더 백운산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나오는데 그리 장관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요기가 참 묘한 곳 입니다..
절터로해서 상광교 하산하는 갈림길이기도 한데 6월 말쯤이면 밤나무가 터널을 이룬곳에서 밤나무꽃 향기가 아주 진동을 합니다.
그런데 그 향기에 취하시는 분들이 조금 계시네요...ㅎㅎ
아직은 향기가 거의 없습니다...이달말에 한번 다시 가볼까요..^^*


▲그냥 잡풀도 소중한 생명이라..


▲능선상에는 이제 꽃도 시들어가는군요..


▲통신대 하산 계단

이제부터 짜증이 물밀듯 몰려오는 지루하디 지루한 시멘트 계단입니다.
오르막으로 이 계단을 올라오시는 경우에는 참으로 지겹다는 생각과 인내심을 필요로 합니다.
다만 마라톤 훈련할때는 아주 좋은 트레이닝 코스입니다.
상광교에서 1.9km의 아스팔트길을 허덕거리며 올라와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시멘트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훈련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써브-쓰리 마라토너가 되어 있습니다...ㅎㅎ



▲내리막길에서 바라본 통신대와 백운산

미군 통신대가 수십년간 점령하고 있는 백운산은 몇년전부터 의왕시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기지의 철수와 반환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미군은 면담요청도 거부하는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동두천 미군기지가 미군이 철수하면서 기지의 토양을 심각하게 기름으로 오염을 시킨 사실이 보도 되든데 산꼭대기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철조망에는 기지를 무단으로 촬영하다가 적발되면 압수한다고 하든데 제발 저 좀 압수 해주면 했는데 그 앞에서 보란듯이 촬영해도 그냥 멀뚱 멀뚱 쳐다만 보더군요...
자주 국가가 되는 날이 언제일런지 아직도 대한민국은 굴욕외교를 하면서 내 땅을 다른 국가에게 맡기고 있는 꼴입니다.


▲통신대헬기장에서 바라본 수리산, 모락산, 삼성 관악산

두개의 사진을 붙여 보았습니다만 역시 초보의 태가 팍팍 보이는군요..^^*
그래도 오전보다는 오후들면서 날씨가 시야를 조금은 확보해 줍니다.

사실 이날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청계산까지 종주를 해보려고 한건데 늦잠 자는 통에 코스를 급변경 한겁니다..
이번 토요일에 광교산에서 백운산~바라산~우담산~하오고개~국사봉~이수봉~청계산~화물터미널로 이어지는 8시간이 넘게 걸리는 종주산행을 할려고합니다.
잘 되야 할텐데...^^*


▲광교산 헬기장 입구


▲파워젤

예전에 암벽등반을 위해서 미국의 요세미테 국립공원의 half dome 과 el capitan 을 등반할때 파워바와 파워젤은 정말 좋은 효과를 얻었었기에 지금도 산행시에는 애용을 합니다.
맛는 별로지만...ㅎㅎ


▲광교산헬기장에서의 유일한 개인사진

삼각대를 안 가지고 다니니까 독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네요..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기도 뭐하고..^^*
부탁 해봐야 핀이 거의 산에가서 맞추어져 있으니...
아직은 dslr 들고 산에 오시는 분이  거의 없어서 그나마 실력없는 사진실력이지만 산사진 찍는걸로 위안을 삼는답니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수원 영통방향(앞에 있는 저수지는 광교저수지)

날씨가 많이 좋아진게 눈에 보입니다.


▲부드러운 산길

이제부터는 산길이 이렇게 좋은 구간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아지 데리고 산책 하시는분들도 많이 보이고요.


▲광교산의 야생화

계절을 잘못 알고 핀건지 코스모스도 보입니다..
소나무에 생명력을 보여주는 새싹도 보이고..
개망초는 낮은 곳에서는 지천에 깔렸습니다..
예쁜 꽃도 가끔 보입니다..


▲영동고속도로위에서 바라본 광교산 전경

수원의 산소호흡기라고도 표현 할 수 있는 광교산..
제발 망가뜨리지 말고 보존을 잘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특히나 상광교로 가는길에 있는 수없이 많은 식당들..
수질정화시설은 철저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매물로 나온 어느 식당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든데..
아참 다음번에는 쓰레기 봉토와 집게를 들고 산행을 해보려 합니다..
누가 동참 해줄라나...^^*


▲산행후에 마시는 얼린 캔맥주

아직 녹지를 않았더군요..
더군다나 흔들려서 거품이 장난 아니게 나오는걸 버리기 아까워서 다 받아 마시는데 힘들었습니다..ㅎㅎ
여기까지 정확히 6시간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걸리더군요..
물론 전투 하듯이 산행을 했다면 5시간대에 끊었겠지만 개인적인 산행 스타일이 그냥 놀거 다 놀고 구경할거 다 구경하고 쉴거 다쉬고 사진 찍을거 다 찍고 하자는 주의라서 소요시간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냔 평범하게 6시간 가량 걸린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수원시민의 식수원인 광교저수지


▲광교산의 명물 반딧불이 화장실

반딧불이 화장실 옆에 계단을 올라서 산행을 시작하고 광교 저수지 뚝방을 건너 오는걸로 산행을 마무리 했군요..
항상 산행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대한민국 어느 산을 가든지 참 상쾌하고 가슴이 시원해 집니다.
그리고 웬지 모르게 산에만 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혼자서 산행을 하면 자기만의 역사를 만들기도 하고 지나온 과거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의 진로등을 밀도있게 고민하고 설계를 할수 있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그것이 꼭 실천을 바탕으로 하는지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수원에서 가장 맛있다는 까삐네 칼국수

집에 오는길에 간단하고 시원하게 칼국수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사진은 먹느라고 급해서인지 못 찍어서 지난달에 찍은걸로 대신합니다..^^*

아무튼 산행은 기분 좋습니다..^^*
다음주초에는 지리산 종주갑니다..
지리산은 해마다 몇번씩 가면서도 갈때마다 괜히 흥분 됩니다..
아니 어느 산을 가드라도 준비할때는 흥분 됩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산행을 권유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