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週 2시간30분 이상 유산소 운동해야
고령자, 균형감 키우는 운동을… 규칙적 운동, 관절염 통증 줄여
줄넘기 등, 어린이 뼈 강화 도움
제약회사 영업맨 임모(46)부장이 올봄에 받은 건강 검진 결과지에는 경고 사인이 덕지덕지 붙었다. 과체중, 고(高)지혈증, 고혈압 전(前) 단계, 내당능장애(당뇨병 발생 직전 단계), 지방간…. 딱히 '환자'라고 할 수는 없으나 이제 곧 여러 질병이 쏟아져 나올 상황이었다.
검진 의사는 약물 복용을 권했으나 임 부장은 일단 운동화부터 샀다. 그러고는 틈만 나면 걷고, 뛰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건강지표는 모두 정상 범위로 들어왔다. 운동효과가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운동이 몸에 좋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운동해야 심장병·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암(癌) 발생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온갖 건강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국가 의료기관이 제시하는 '한국인의 신체활동(운동) 가이드라인'이 처음으로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성인·어린이·고령자·만성질환자·임신부·장애인 등 6개 분야 건강·운동 전문가 그룹을 모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리한 가이드라인은 국가기관이 설정한 공신력 있는 건강 운동기준의 의미를 지닌다. 중앙의료원은 오늘(28일) 열리는 심포지엄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보건부는 지난 2008년 학술적으로 연구된 운동효과를 종합 정리해 '미국인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이를 국민 캠페인 자료로 활용했다. 이번 '한국인 가이드라인'도 그런 취지와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가이드라인을 소책자로 만들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 배포할 계획이다. 박재갑 중앙의료원장은 "가이드라인대로 실천하면 최소 암 발생의 10%, 심장·뇌질환의 20~30%를 줄일 수 있다"며 "생활 속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운동화 신고 출근하기'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성인, 고강도 운동 일주일에 75분 이상
일주일에 총 2시간30분 이상 중간 강도 또는 고강도(75분)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중간 강도는 휴식 때 에너지 소비량(신체 움직임의 세기)의 3~5.9배, 고강도는 6배 이상을 말한다.
유산소운동은 달리기·수영 등 호흡을 하며 지속하는 운동을 말한다.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은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근육운동 병행도 필수다. 팔·다리, 엉덩이·복부 등 신체 주요 근육을 역기 등을 이용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해야 한다. 한 동작을 8~12회씩 두세 세트 반복한다. 근육이 버거울 정도의 강도에서 반복해야 효과가 좋다. 서울대 건강운동과학연구실 송욱 교수는 "정기적인 유산소운동은 최근 급증하는 대장암과 유방암을 예방하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고령자, 균형 감각 키우는 운동 병행해야
60세 이상 고령자는 걷기·자전거 등 중간 강도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해야 한다. 이 나이대는 낙상(落傷) 등으로 인한 부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한 발 서기나 맨손체조를 통해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 강화운동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할 것이 권장된다.
한국 골든에이지포럼 김일순(예방의학 전문의) 대표는 "노인들에게는 빠른 걷기가 가장 무난하다"며 "만보계(萬步計)를 차고 다니면서 조금씩 하루 보행 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관절염 환자, 운동이 통증 감소시켜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신체 활동을 많이 하면 관절통과 피로감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도리어 통증을 줄여주고 삶의 질을 높인다. 운동은 관절에 충격이 적은 수영과 실내 자전거가 추천된다. 중간 정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60분이 좋다.
또 당뇨병 환자가 일주일에 5시간 이상 운동하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이 큰 폭으로 준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과 박원하 교수는 "정기적으로 혈당이나 혈압을 모니터링하고 발을 다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뼈 강화운동 필수
발바닥에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은 성장기의 뼈를 자라게 하고 강하게 만든다. 줄넘기, 점프하기, 농구, 달리기, 배구, 테니스 등 뼈 강화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해야 한다. 청소년은 하루 1시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며, 그 중 3일은 고강도로 해야 한다.
근육이 자라는 이 시기에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철봉, 평행봉, 암벽타기 등 큰 근육을 쓰는 근육 강화운동도 필수다.
바이러스·스트레스 연관 추정 저칼로리 식단 쓸 수도 없어
평생 인슐린 주사 맞아야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선희(49)씨는 작년 한 해 동안 한 달에 한 번꼴로 요구르트 봉지를 챙겨들고 집 근처 초등학교에 뛰어갔다. 소아당뇨병을 앓는 외동딸 유미(가명·10)가 수업 도중 까무러쳤다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유미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면 자지러듯이 놀란다"고 했다.
구급차 타고 응급실도 세 번이나 갔다.
김씨는 "딸이 당뇨병이라고 하면 '군것질에 빠져 살다 걸린 병'이라고 색안경을 끼는 사람이 많아 속상하다"고 했다.
유미는 치킨·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는 물론 사탕이나 초콜릿을 즐겨 먹지 않았다.
가족 중에도 당뇨병을 앓았던 사람이 없다.
- ▲ 일곱 살에 1형 당뇨병에 걸린 유미는 하루 세 번씩 팔₩다리₩어깨 등 6곳에 돌아가며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3년 넘게 투병하는 동안 주삿바늘을 자주 꽂는 이 자리는 항상 퍼렇게 멍이 들고 굳은살이 박였다. 이 고통을 유미는 평생 계속해야 한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제공
그런데도 3년 전 여름 유미는 갑자기 살이 10㎏ 가까이 빠지더니 추석 성묘 가던 길에 쓰러져 대학병원에 실려갔다가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은 더 이상 성인만의 질병이 아니다.
'1형 당뇨병'을 앓는 20세 이하 청소년 환자들이 4000명선을 넘어섰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가 올 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4069명이 1형 당뇨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40세 이상의 성인이나 비만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기름진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유미가 걸린 1형 당뇨병은 발병 원인이 '미스터리'에 가깝다.
삼성서울병원 진동규 교수(소아과)는 "1형 당뇨병이 5~7세 사이와 10~14세 무렵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점으로 미루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고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1형 당뇨병은 식습관이나 가족력 등과 큰 관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2형 당뇨병과 발병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법도 다르다.
성장기 아이들은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해 어른 당뇨병처럼 저칼로리 식단을 쓰거나 격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권장하지 않는다. '인슐린 주사'만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란 얘기다(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
희귀질환이다보니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다.
1형 당뇨병 환자들은 평생 하루 3~4번 인슐린 주사를 맞고, 5~6번씩 혈당 체크를 하며 살아야 한다.
이때 쓰는 주삿바늘, 알코올 솜, 채혈지 등의 소모품에만 한 달에 20만원 정도가 드는데,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세계당뇨병의 날(11월 14일)을 맞아 15일 '소아당뇨 환자 처우 개선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를 열고, 당뇨병 환자들이 사용하는 소모품에 건보 적용을 확대해 줄 것을 주장했다. 김광훈 이사장은 "최소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소모품에 대해서는 건보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1형·2형 당뇨병
2형 당뇨병은 체내에서 인슐린을 생산하지만 그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
주로 40세 이상 성인이나 비만 환자에게 발병하고,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방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반면 15세 미만에게 주로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베타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자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병으로 평생 인슐린 주사에 의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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