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스크랩] 요번엔 떡이얌. *^^*

수원아지매* 2009. 4. 11. 10:14

오늘은 쌀가루를 가지고 하루를 보냈다. 

쌀가루는 집에서 쌀을 불려 분쇄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친정 엄니가 찹쌀가루를 갈아 오신 것을 보니 굉장히 고왔다.)어느 정도로 갈아야 하는지 몰라 일단 인터넷으로 주문을 넣어 어제 받아 보았다.

어느 정도 장비가 구비되어야 떡을 만들텐데 공교롭게도 오늘 무안 둘째 시누님이 굴과 감태등등을 한 박스 보내 주셔서 그것들을 모두 냉동 보관하려니 냉동실이 좁아 터지게 생겼다.

할수없이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쌀가루를 꺼내 예정에 없던 떡을 해 먹기로 한다.

하나에게 무슨 떡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절편이 좋단다.

절편은 모양내는 도장이 없어서 안되는데 하며 난색을 표하니 대뜸 맛이 중요하지 모양이 무슨 상관이에요?하니 일단 밀어 부쳤다.

 

 

고저 내가 직접 했다는 인증샷! 

쌀가루에 물을 섞어 쪄주기만 하면 되는 절편.

 

 

15분을 쪘다.

나무찜기를 하나 사고 싶었으나 집안에 찜기가 한둘이 아니라 있는 것으로 쓰기로 했다.

나무찜기는 안 써봐서 모르겠으나 요녀석도 쓸만하다. ^^

 

 

백련초로 색을 내어 손칼로 썰어 주었다.

아래는 떡을 치대다 달라붙은 자국.

하나에게 용돈이 좀 남았으면 떡도구들을 좀 사달라고 했다.

뭣 좀 하려고 하면 꼭 부족한게 있으니.......ㅎㅎㅎ 서투른 목수.

 

 

이쁘네?!

백련초로 물들인 붉은색이 좀 넓게 퍼져 나와서 그렇지 나름 진달래꽃을 닮았는걸.

떡틀이 없어서 화채그릇의 바닥을 이용했더니 볼록이가 아닌 오목이가 되어 버렸다. 

하나도 맛있어하고 상혁이는 학교에서 오자마자 절편 한접시를 다 먹고도 서운한 듯 피아노학원에 갔다.

남편과 나는 꼬투리로 1개씩 먹었다.

 

 

이번엔 하나가 학원에 싸갈 백설기를 만들어 달라해서 무지개떡을 만들어 본다.

색을 낸 쌀가루를 체에 쳐야하는데 집에 있는 것은 너무 고운 체라 쪼매 힘이 들었다.

중간체도 사야하나?? ㅜㅡ;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남편은 공연때문에 나갈 채비를 하고, 하나는 떡만 기다리며 앉아있고, 상혁이는  절편을 다 먹고는 또 없냐고 입을 다시니 마음이 급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면보를 깔지 않고 얼결에 만두찌는 찜종이를 밑에 깔고 떡을 앉혔다.

쌀가루를 두단 놓고 그 사실을 알았으니 다시 쏟을 수도 없고 실패해도 떡밖에 더 되겠나 싶은 마음으로 계속.

 

 

일명 크랙 설기떡.

찜종이에 구멍이 안 뚫려 있어서 가운데가 자꾸 솟아 오르더니 저렇게 지진이 일어났다.

하지만 떡은 잘 되었다.

하나에게  친구와 먹으라고 3조각 싸주고 내가 한 조각 맛을 봤고 나머지는 남편과 상혁이 몫으로 두조각씩.

고운체로 가루를 쳐주었더니 굉장히 부드럽고 폭신폭신하게 되었고 칼로 미리 등분을 내주었더니 나중에 먹을 때 편하고 좋았다.

태권도까지 다녀온 상혁이는 마치 케이크같다고 입이 함박만해져 언제 이런 걸 다 배웠느냐고 감탄을 하고 어리석은 엄마는 어린 아들한테 의기양양해져 책보고 했다고 했더니 책보고 하는 사람들이 다 이렇게 만들지는 못할걸~? 하며비행기를 태운다. *^^*

난생 처음 만들어 본 떡이니 이 정도로 만족하자.

마침 나빼고는 모두 떡을 좋아하니 앞으로도 자주 해 줘야겠다.

 

이 글을 올리고, 작년에 시집간 조카로부터 구정에 인사를 못해 오늘 들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갑자기 오는 것이라 차 한잔만 하고 갈터이니 아무것도 준비할 것 없다고는 하는데 조카사위에게도 인사가 아닐듯 싶어 고민을 하다가 오늘 처음 해보았으나 반응이 괜찮았던 절편을 다시 만들어 내놓았다.

 

하하하하.

신혼부부가 오는 줄 알았는지 제법 섹시한 절편이 되었다. 

내친 김에 무지개떡도 선을 보이고 외숙모의 서툰 솜씨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부부가 고마웠다.

해보니 빵보다도 칼로리가 적고 달지 않아 뒷맛도 개운하고 무엇보다 시간이 빨라 좋은 떡만들기이다.

흠흠흠,,,좋아,좋아.

 

출처 : 엄마 내음새
글쓴이 : hohoy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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