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

[스크랩] 향기로운 마음, 시나몬롤

수원아지매* 2009. 4. 11. 10:15

황금빛 휴일이 왔다. '출근'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기에
월요일이나 금요일이나 일요일이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늘같이 해가 좋은 일요일은 어쩐지 입꼬리가 올라가고 더욱 느긋해진다.
창가에 옹기종기 모인 감자싹 고구마싹 양파싹도 햇빛을 담뿍 받느라 신이 났다.

 

외삼촌이 쓰다가 주신 하모니카를 꺼내어 불다가 행복해져서
겨우내 계단에 묶여있던 자전거를 타고 월드컵공원에 갈까
서점에가서 책을 딱 한 권만 사올까 고민고민 하다가
고양이처럼 햇빛을 쪼이고 앉아... dvd를 본다. 좋아하는 영화 '카모메식당'이다.

 

일본영화의 힘은 뭐니뭐니해도 담담하고 잔잔한 일상 속의 미세하고 꾸준한 감동일 것이다.
이 영화 역시 그렇다. 영화에서는 레스토랑이 아닌 '식당' 주인 사치에가 등장하고
테이블도 많지 않은 이 식당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소한 감동을 받고 감동을 하며 마음을 나눈다.
기복이 크지 않은 감정흐름과 마음이 아리지 않을 정도의 연민이 어우러져서
오니기리같이 담백한 맛을 내는 이런 영화 보기에 참 좋은 날이 오늘이다.

 

영화에 취해 따땃한 햇살에 취해 영화 속에 나왔던 음식 '시나몬롤'을 만들어봤다.
카모메 식당의 주메뉴는 오니기리지만 
사람을 모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만든 결정적인 음식이 시나몬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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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마음, 시나몬롤 (8개 분)

 

재료  강력분 120g, 중력분 30g, 설탕 20g, 소금 2g, 드라이 이스트 3g, 버터 20g,
달걀 15g, 우유 70-80g, 윗면에 발라줄 계란물 약간

 

시나몬 필링  버터 10g, 황설탕 35g, 계피가루 2g, 다진땅콩 1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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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몬 필링의 설탕, 계피가루 양은 취향에 따라 가감하세요.

 

+ 반죽이 약간 질다 싶을 수록 빵이 촉촉합니다.
처음에 반죽하기 좀 어렵더라도 많이 주물주물 하다보면 매끈해져요.
그렇다고 너무 질게 하지는 마시구요.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요 ^^

 

+ 작은 빵일수록 높은 온도에 단시간 구워내야 수분을 덜 잃어버리기 때문에
식어도 촉촉한 빵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김영모샘 말씀~) 참고하세요.^^

 

 

 

 

먼저 버터는 실온에 두어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든다. 우유는 따뜻하게 데우고, 밀가루는 두 번 체쳐서 준비한다.

 

 

밀가루에 구덩이 세개를 파고 각각 소금, 설탕, 드라이이스트를 넣은 다음
주변의 밀가루로 덮어 코팅하듯이 섞어준다.
여기 달걀을 넣고 우유를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하고...

 

 

 

 

밀가루가 한 덩어리로 뭉쳐지면 버터를 넣고 마저 매끈하게 반죽한다.
반죽을 빨래 하듯이 비벼주고, 바닥에 던지듯 내리치는 동작을 하면 좀더 부드럽고 쫄깃한 빵결을 만날 수 있다.
우측 사진처럼 손으로 당겼을 때 잘 늘어나는 상태가 되면 된다.^^

 

 

 

 

 

 

따뜻한 곳에서 50분-1시간... 반죽이 2배의 부피가 되도록 1차 발효시키기.
전자렌지 발효법을 썼다. 전자렌지에 물이 담긴 컵을 넣고 4분간 돌린 다음 컵을 한켠으로 밀어놓고
반죽에 담긴 볼에 젖은 면보나 랩을 씌워 넣은 다음, 문을 닫아 발효시키면 된다.

 

 

 

 

 

 

반죽이 발효되는 사이 황설탕과 계피가루를 섞어 시나몬필링을 만든다.

발효가 잘 된 반죽은 그대로 공굴리기 해서 가스를 뺀 후, 젖은 면보나 랩을 덮어 실온에 15분간 벤치타임을 갖는다.
(덩어리가 2개인 것 신경쓰지 마세요~ 공굴리기 사진이 없어서 우유식빵에서 사진을 가져온 것입니다^^;~)

 

 

 

 

 

반죽을 밀대로 네모지게 밀어 여기 말랑말랑한 버터를 꼼꼼히 바르고
시나몬 필링을 듬뿍 올린 다음, 다진 땅콩을 뿌리고 돌돌 말아 꼬집어 붙인다.

이것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자르고~

 

 

 

 

성형하기^^ 짧은 면이 위로 오게 놓고 한 가운데를 새끼손가락으로 꾸욱 눌러 주면 된다.
 

 

 

 

 

팬닝 후, 계란물을 바르고 다시 따뜻한 곳에서 30-40분간 발효시킨다.
기린씨는 오븐발효 사용.... 밧드에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위에 팬을 올린다음 오븐을 30도 정도로 30-40분간 돌린다.

 

 

 

 

반죽이 80%정도로 부풀면, 22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8-10분간 타지 않게 구워낸다.
영화의 깔끔한 시나몬롤과는 달리 마구 녹아서 흘러내린 설탕들..ㅋㅋㅋ
 

 

 

 

 

황금빛 빵과 설탕계피가 먹음직스러워보인다.^-^

 

 

 

 

꼬다리쪽 필링이 덜 들어간 곳을 뜯으니 이렇게 부드러운 빵결이 나온다.
빵 전체가 이렇게 부드럽고 필링은 향기로우니 보고 만지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연한 커피와 잘 어울린다. 코피루악~ 커피가 맛있어지는 주문 ^-^
 

 

 

 

 

영화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어디 가나 슬픈 사람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외롭죠.'
그들은 슬프고 외로운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그리고는 나긋나긋... 가만히 그 살아가는 방법을 사람과 마음에서 찾으라고 이야기 한다.

 

슬프고 외롭지 않은 공간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마음에서 오고
그 마음이 따뜻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
사치에의 시나몬롤처럼 사람을 모을 수 있고 향기롭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

 

 

ps. 집근처에 카모메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건 오니기리집이 생겼다는데 나들이 삼아 가보려고 한다.
(혹시 정확한 위치 알고 계신분 알려주세요^^ )

출처 : 미즈쿡 레시피
글쓴이 : 기린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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